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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

느티나무a 2024. 7. 3. 21:56

     *청령포

                       김 준기

권력의 욕심 앞에는
혈육의 애처로움이 보이지 않고
아들의 장래를 부탁하던
형님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삼촌에게 왕위를 바치고
포졸 따라 온 귀양길 오백리
나룻배 위의 어린 단종
사람과 물결이 함께 울었다

왕이 있는 곳은 궁궐이라지만
*노산대에서 바라보는 한양은 멀어
관음송 나무 사이로 해가 지고
쫓겨난 왕은 인생을 끊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해도
조카의 애절함은 지우지 못했네
청령포 휘돌아치는 강물 위로
아물지 못한 슬픔이 소리 없이 흐른다.

 

 

*청령포 : 강원도 영월에 있는 단종 유배지

*노산대 : 단종이 서울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는 80m 높이의 절벽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