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봉 산책길
옥녀봉이라는 이름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옥황상제의 딸이 다녀갔다는
전설을 따라 붙여졌다. 그래서 우리나라 곳곳에 옥녀봉이라는 이름이 많다.
풍광이 괜찮다 싶으면 너도 나도 그 이름을 갖다 붙였으니 전국에 옥녀봉이라는
이름의 산봉우리는 수십 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에서 4km쯤 떨어진 곳에 옥녀봉이 있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좋은 산책코스로 명성이 자자하여 우리 마을은 물론, 관저동,
도안동, 목원대학교 방향 등에서 올라오는 오솔길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있고 낮 시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
우리도 옥녀봉에 가겠다고 자주 나섰지만 아내의 체력 문제도 있어 늘 중간
지점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몇 년째 살면서도 정작 옥녀봉까지는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 오늘은 아내가 출타했기에 모처럼 옥녀봉까지 완주해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집을 나섰다.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아주머니 한 사람이 산에서 내려오는 할아버지
두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이 산길에서 뱀을 보았는데
하도 놀라서 지금도 겁이 난다고 했다. 그런데 할아버지 두 분은 격려인지
놀림인지 이런 저런 뱀 이야기를 계속 늘어놓고 있었다. 듣다가 한 마디 했다.
뱀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나무뿌리도 뱀처럼 보이게 되니 걱정말고 나를
따라오라고 했다.
그 말 덕분에 옥녀봉까지 동행을 하게 되었다. 뱀은 습기가 많은 곳에 사는
생물이라 햇볕이 나면 몸을 말리기 위해 양지쪽에 나오지만 지금처럼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또 우리와 동행하시는 하나님이 보호하시니
염려말라고 하며 길을 갔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성격이 활달하여 대인관계도
좋고 긍정적인 말솜씨로 사람을 편하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서광감리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중3인 아들은 사격특기생인데 자기는
아들에게 마음껏 꿈을 펼쳐보라고 하며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갈 때마다 축복을 해주기 때문에 아들과의 관계도 좋단다.
믿음이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모든 일에 우연은 없다고 생각한다.
무든 일을 당하든지 어떤 사람을 만나든지 하나님의 섭리가 있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는다. 하필 이 시간에 나와서 이런 좋은 자매를 만나 함께 걸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특별한 은혜다. 입을 넓게 열면 채우시겠다고
하셨고 내 귀에 들린 대로 해주겠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셨으니 가정과 자녀를 위해
크게 꿈을 꾸고 넓게 기도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언제 다시 만날기는 모르지만 가정이 평안하고 아들의 앞길도 평탄하고
잘 되기를 기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