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 색동수국 축제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때가 있다.
자식이 아파서 수술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어머니,
냉장고 문을 열고 '내가 무엇을 꺼내려고 여기 왔지?'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자신의 나이를 가늠하며 실소하는 줌마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오늘은 그들을 섬기자는 아내가 제안했다.
다음 주 화욜 따님의 암수술 때문에 서울에 올라가야 하는 권사님과
손녀를 키워주기 위해 십수년을 원주 본가와 대전 딸네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권사님에게 어제 저녁에 전화하여 약속을 잡아 두었다.
시간 맞춰 약속장소에 나갔는데 할머니 권사님들이 안 계신다.
아내는 전화가 통화중이라며 집으로 찾아간 사이, 혹시나 싶어
마음에 짚히는 농협 마트 앞으로 갔더니 역시나 거기서 두 분이
즐겁게 담소하며 기다리고 계신다. 왜 여기 계시냐고 했더니
약속장소는 생각도 안 하고 우리 만나기 편하게 거기 계신다고...
80세 가까운 할머니들의 일상이다. ㅎㅎ
유성에 있는 '달빛에 구운 고등어'(식당 상호가 이러함)에 모시고
가서 고등어를 달빛에 구운 것인지 햇볕에 구운 것인지 확인하시라고
하면서 푸짐하게 점심대접을 했다.
점심 식사 후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수국을 보러 가기로 했다.
공주시 유구면 유구천변에 조성한 색동수국정원으로 갔다.
가는 길에 눈이 닿는 곳마다 밤나무에 밤꽃이 한창이다.
이렇게 밤나무가 엄청나니 공주가 밤으로 유명할만하다고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오늘부터 꽃축제 기간이다.
수국이 만개하기에는 조금 이른 편이지만 수국이 잘 핀 곳을
찾아다니며 꽃구경을 하고 증명사진(?)도 찍어드렸다.
사람 머리만한 크기의 수국을 보면서 자기 평생에 이런 것
처음 본다며 감탄사 연발이다.
아내와 함께 일일일선 (一日 一善) 숙제를 잘 했다고 웃으며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