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령
소백산맥이 지나가는 옥천, 영동 지역은 유난히 산이 많다. 다녀보면 강원도에 들어온 것은 아닌지 헷갈린다. 논빼미는 보미지 않고 꼬불꼬불한 산길에 고개도 자주 넘나들게 된다. 그 중 영동의 최고봉 민주지산(1,241m) 자락에 높이가 800m가 넘는 도마령이 있다. 고개 위에서 내려다보면 휘돌아 오르는 길이 보은의 말티고개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칼을 든 장수가 말을 타고 이곳을 넘었다고 해서 도마령이라 이름 지었고, 답마령이라는 옛 이름도 전해진다. 도마령에 가면 고갯마루 위에 정자 상용정이 있다. 2002년과 2003년 태풍으로 영동군 곳곳이 재해를 입었는데 이때 복구 사업을 하면서 상용정을 세웠다. 전통양식의 멋스러운 이 팔각정의 풍광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하고, 고개를 오르내리는 길은 구절양장 춤을 추며 상촌으로, 용화로 뻗어 가는데 그 풍경이 시원스럽다. 영화 <집으로>의 촬영지이며 시골 풍경과 정겨운 인심이 가득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곳이다.
비포장도로를 포장해서 2차선 도로가 되었고 구불거리는 도로 주변으로 민주지산의 수려한 풍광이 펼쳐져 눈이 즐겁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최근에 산길에 걸맞지 않게 멋들어진 주차장을 만들고 주차장 옥상을 거쳐 올라가는 산 위에 전망 좋은 전망대까지 만들어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이곳은 각호산과 천만산 등산로와 이어져 있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라이딩하는 이들도 좋아하는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