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
어느날 문득
삶의 짐이 무겁게 느껴지거든
곶자왈 숲으로 와보라
크고 작은 돌들을 뒤덮고
겨울에도 푸름을 유지하는
이끼들을 보라
흙도 물도 변변치않아
바위를 뿌리로 휘감으며
오랜 세월 몸집을 키워 온
나무에 등을 기대보라
까치발을 세우며
기어오르는 덩굴에게
어깨를 내주며
함께 하늘을 향해 오르는
저들의 모습을 보라
그리고
숲을 가로질러 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깊은 숨을 들이켜 보라
그대
살다가 울고 싶을 때는
넉넉하게 품을 내주는
제주 곶자왈로 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