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할 때 두 가지 기도를 했다. 첫째 조건은 믿음이 좋은 사람이었고 두번째 나는 형제가 많은 반면 부모님을 일찍 여의었으니 사위라기보다 자식처럼 대하는 처가를 두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그런 기도에는 귀가 밝으셔서 스물일곱살 아들을 암으로 먼저 보내고 딸 하나 남은 집을 만나게 하셨다.
시골생활이 몸에 밴 나는 장인 어른과 함께 논둑의 풀을 베기도 하고, 장모님 세상 떠나기 전 6개월을 모시면서 목욕도 해 드렸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아내와 45년을 살았으니 괜찮게 살아온 것 같다.
장인 어른께서 하늘나라 가시면서 딸에게 손바닥만한 논 하나를 남겨주셨다. 이번에 공주시에서 상습수해지역 개선사업으로 수로를 확장하고 유수지를 만드는데 그 논이 수용되어서 보상을 받았다. 엄청나게 큰 돈은 아니지만 우리가 노년을 사는 데 보탬이 될만한 액수의 돈이 통장으로 들어왔다.
국가사업에 수용되기는 했지만 땅을 팔았으니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단다. 혼자 신고서를 만들다 힘들어서 세무사의 도움을 받았다. 세금을 할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살펴보았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세금이 270만원 정도 나온다고 연락이 왔다. 아까운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 정도 큰돈을 세금으로 낼 수 있게 된다니 그게 어디냐? 장인 어른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다. 하늘에 계신 장인 어른, 감사합니다.

